블록체인, 망가진 인터넷 시대를 고칠 수 있을까

- 현재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앱 대다수는 대략 10년 전에 출시된 것들. 인스타그램(14년 전), 유튜브(19년 전), X(트위터, 18년 전), 페이스북(20년 전), 틱톡(바이트댄스, 12년 전), 쿠팡(14년 전), 테무(핀둬둬, 8년 전) 모두 오래 전에 출시된 앱. 국내에선 인기가 저조하지만 해외에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우버(15년 전), 왓츠앱(15년 전) 등도 마찬가지. 10~20년 전 인기를 끈 앱을 출시한 빅테크는 이제 게이트키퍼가 되었음.

불확실성, 통제력 커진 인터넷 환경

- 스마트폰 시대보다 더 앞서 시작된 인터넷 시대에 커뮤니티 및 플랫폼은 개발자와 유저 모두에게 새로운 환경. 개발자는 자신의 기술을 곧 비즈니스로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고, 유저는 다른 유저나 개발자와 직접 소통하며 기존엔 얻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었음. 

- 하지만 인터넷이 주는 신선함이 사라지고 나니, 빅테크들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는 환경적으로 불확실성이 무척 커졌음. 빅테크를 제외한 대다수 개발자와 창업가는 이러한 빅테크의 커뮤니티와 플랫폼에 종속되는 게 스스로 천장을 만드는 행위임을 알게됨. 빅테크는 API를 관리하는 걸 넘어, 알고리즘과 내부 정책에 따라 서비스별 유저 수를 조절하기도. 이는 커뮤니티 등 플랫폼 산업이 사업자와 소비자 양자를 중개하는 다면시장에 해당하면서도 한쪽 거래자의 수가 다른쪽 거래자의 수와 편익을 증가시키는 교차네트워크 효과를 가지기 때문. 

-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커뮤니티・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 대부분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단 것. 이는 불공정한 건 물론이며, 장기적으론 개발자와 창업자들을 위한 경제적 유인이 사라진단 문제. '네트워크 효과'의 부작용. 여기서 커뮤니티는 초기에 유저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혜택과 사용하기 쉬운 도구를 제공하지만, 일단 사용자가 많아지면 그 가치를 자의적으로 조정해 경쟁자 혹은 잠재적 경쟁자를 낙오시키려 함.

- 공정위의 '플랫폼법'처럼 강력한 규제를 통해 현 상황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음. 다만 강력한 규제가 오히려 기득권 구조를 더욱 공고히할 위험. 해당 시장에서 빅테크와 유효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건 어쩔 수 없이 다른 빅테크. 강력한 규제가 가해질 경우 기존 빅테크의 힘이 약해질 수도 있으나, 그보다 높은 확률로 '새로운 빅테크', 즉 신규 경쟁자가 나타나지 못하게 될 것. 따라서 빅테크의 경쟁 강도가 오히려 낮아져 빅테크의 영향력만 더 커질 수 있음.

- 정체기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게이트키퍼들의 통제적 영향력을 억제할 필요가 있음. 즉, 앱을 유통하는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자가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 블록체인을 활용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유저와 개발자 모두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하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음.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 중 하나.

- 커뮤니티와 플랫폼의 발전을 위해선 다음의 세 가지 특징이 필요합니다. 첫째, 인터넷은 개방적이어야 하며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함. 둘째, 유저들은 커뮤니티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함. 마지막으로, 중앙에서 모든 권한을 가진 관리자 없이도 모든 유저가 커뮤니티의 운영방식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함.

블록체인의 가능성?

- 블록체인 기술은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시킬 역량을 가지고 있음. 블록체인 기술은 소프트웨어에 누구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없는 룰을 설정해줌. 블록체인은 중앙 관리자가 임의로 규칙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소프트웨어의 자율성을 극대화.

- 블록체인에 의해 만들어진 탈중앙화 커뮤니티는 모든 코드가 의도대로 실행되는 것을 보장. 안정성과 신뢰성이 커지는 것. 

- 당연히 블록체인도 마냥 신뢰하기엔 위험한 기술. 상술한 FTX 사태에 이용되기도, 불법 코인을 양산하는 금융 범죄에 이용되기도. 그러나 블록체인이 활용된 범죄는 대부분 블록체인이란 기술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악용한 사기 범죄. 따라서 블록체인의 위험성을 낮추는 방법은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어디에 활용될 수 있는 지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리는 것. 즉 블록체인이 인터넷 환경에서 유저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커뮤니티의 운영 방향성을 쉽게 예측하도록 돕듯이, 우리도 블록체인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고 그것이 어떻게 활용될지 예상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