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모델 '위기' 벗어나려면?



- 뉴욕타임스는 구독 번들링(bundling. 묶음 상품)으로 톡톡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 매체. 기존 상품에 여러 상품을 추가하여 한 데 묶는(패키지(package)) 방식은 차별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음. 상품 측면에서는 모두 묶은 세트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거나(pure bundling), 개별적으로도 살 수 있게 하는 방식(mixed bundling).

- 상품을 늘려 구성하면 평균 구독 가격을 높일 수 있음. 독자는 일반적으로 개별적인 상품 구매보다 번들로 더 많은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을 선호. 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 상품 만족도를 높여 유료 구독 이탈률을 줄일 수 있음. 

1. 매체 인수, 비뉴스 콘텐츠 등 구독 비즈니스에 진심이어야

- 뉴욕타임스는 구독자 확보를 위해 소비재 제품 리뷰 매체 와이어커터(Wirecutter)와 스포츠 뉴스 정보를 다루는 애슬레틱(The Athletic)의 지명도를 활용. 여기에 기존의 게임, 요리(cooking) 등의 콘텐츠를 추가한 종합 구독 번들링(All-Access Bundling)을 구성.

- 개닛(Gannett) 그룹이 보유한 USA투데이는 자사의 스포츠플러스(Sports+)를 유료 구독상품(월 4.99달러)으로 출시했고, 뉴욕타임스의 애슬레틱과 경쟁하는 스포츠 정보 채널로 개닛이 보유한 매체를 구독할 경우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간소한 게임 장르도 번들링에 자주 등장.

- 해외 언론사의 번들링에는 뉴스 외에 비(非)뉴스 콘텐츠 비중이 큰 편. 미국, 유럽 등의 뉴스조직은 주로 독자의 취미 생활이나 소비 활동을 겨냥한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 뉴욕타임스 올해 분기 사용자당 월 평균 수익에 따르면 뉴스만 구독한 가입자의 경우 9.29달러인 반면 2개 이상의 비뉴스 콘텐츠 서비스에 가입한 경우 13.40 달러를 기록.


2. 구독 요금이 넷플릭스보다 비싸면 효용 있나?

- 영국 더타임스(The Times)는 퍼즐 구독 상품(월 4.99유로)을 별도로 출시. 이를 결제하면 월 30개의 타임스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음. 텔레그래프(The Telegraph)는 퍼즐을 '디지털 플러스' 구독 상품에 넣고 있음.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도 십자말 맞추기와 스도쿠 퍼즐을 뉴스 콘텐츠와 함께 묶어서 제공.

종이신문 배달판, 광고 없는 디지털 구독 경험 등도 패키지에 포함. 인쇄신문을 받아보는 번들링은 보편적. 인쇄신문 PDF 지면보기 버전도 마찬가지다. 뉴스조직은 편집 가치가 들어있어 독립된 상품으로 인식. 2010년 이후 한국언론은 종이신문 초판(PDF)과 소규모의 디지털 전용 콘텐츠를 번들링해 왔다.

- 디지털 스토리텔링, 영상 및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패키지 상품에 넣는 식.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규 독자 대상 체험판에는 제공하지 않는 비디오 및 팟캐스트를 '스탠다드 디지털'(월 평균 약 50,000원)에 넣고 있음. 이밖에도 주로 유럽과 북미 언론은 여행(호텔), 와인, 자동차 등을 주제로 콘텐츠와 이벤트를 별도로 유료화하고 있음.


3. 독자 세분화-제품 가치 정립-시장조사-제품 패키지

- 중앙플러스 출시 후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책정 때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넷플릭스보다 비싸면 누가 결제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먼저 독자 세분화다. 스포츠 게임 와인 마니아, 공공성에 주목하는 독자, 기부자 등. 그 다음은 상품의 가치를 명확히 한다. 예를 들면 특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시장 규모 조사도 병행. 해당 주제의 고객층은 두터운지, 아니면 틈새 시장인지. 특히 주제별로 지불 의사가 어떤 것인지 파악. 혹시 대체 콘텐츠가 있는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검토. 

- 구독 번들링은 판매량 증가, 구독 유지율 향상, 평균 가격 상승 기회로 수익을 개선하는 데 기여. 묶음 상품은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의 가치 제안의 범위를 높여 전략적 가격 모델을 책정하는 계기로 삼는다. 상품에 대한 독자의 선호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 즉, 상품 가치를 인식했다는 것이고 어떤 상품이 중요한지 신호를 보냈다는 의미.

4. 파트너십, 독자 생활 세계 접점 등 특별한 접근 있어야

- 그러나 비뉴스 콘텐츠는 외부 제휴가 관건. 웹툰, 게임, 쇼핑몰(할인 쿠폰)과 같은 분야는 전문적 영역. 선결 과제는 독자의 바람을 읽어내는 일이다. 뉴욕타임스는 스포티파이(Spotify) 등과 파트너십을 전개했고, 애슬렌틱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일궜다. 거기에 독자 수요가 강력해서다.

- 외부 콘텐츠 및 서비스 기업과의 제휴는 앞으로 더 중요한 이슈가 될 것. 인수(M&A)도 필요. 2021년 4분기 뉴욕타임스 신규 구독자 가운데 54%는 요리나 게임과 같은 뉴스가 아닌 상품에 결제했음. 십자말풀이와 게임앱 개발에는 9년이 걸렸고, 요리(쿠킹) 앱 개발엔 7년을 투자했다.

- 기존 뉴스 콘텐츠의 경쟁력은 저널리즘 가치와 기자 개개인의 저명성에 의존하지만 지속적으로 독자를 붙들 수 있는 매력도는 의외로 낮음. 스포츠, 게임, 요리, 여행, 건강 등 버티컬 콘텐츠로 오락성과 흥미성 보충을 병행하는 게 바람직.

독자 관계를 증진하려면 일회적 콘텐츠 소비 외에도 상호작용을 높일 수 있는 주제가 필요. 와인 문화 공연 이벤트에 초대하거나 쇼핑 등의 일상 생활과 접점을 확보하는 것이 더 유리. 

5. 냉혹한 구독 비즈니스 결과 계속 예상되는 환경

당분간 한국에서는 '유료 구독모델'이 어렵다는 판단. 업계 종사자들은 일단 빅 플랫폼 사업자와 '협상'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 인공지능(AI) 시대 콘텐츠 값을 제대로 받자는 . 장기적인 경기 침체 국면과 인구 절벽 등 사회적 배경도 좋지 않은 상황.

- 구독 비즈니스는 다양한 독자를 상대로 한다. 콘텐츠의 형식과 주제, 제품의 가격을 다채롭게 구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선택의 경험을 높여야 할 듯. 독자가 번들링에 결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

- 구독모델의 새 판을 짜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는 결제(빌링 솔루션), CMS, 데이터분석(GA) 등 시스템 인프라 구축, 콘텐츠 다양화, 전담 조직 또는 업무 프로세스 재구성 등의 단계.

- 사이클론은 '깔대기(funnel)'와 반대로 선 구독자 전환, 후 참여를 전개하는 방식.


6. 깔대기에서 사이클론까지...구독 첫 단추 바꿔 달아라

- INMA에 따르면 2022년 2월 기준 세계 상위 50개 언론사의 구독모델 가운데 거의 절반이 대폭 할인된 장기 체험판을 제공. 평균 기간은 9개월 가량. 3개월 이상의 체험판에 평균 할인율은 52%.

- 일반적으로 방문자가 많고, 기사를 소비하는 체류 시간이 긴 매체가 구독 모델에서 우위를 점한다. 로그인월을 바탕으로 체험판을 만드는 배경. 서구 언론계는 이론적으로 가입자 등록 10명 당 최대 1명을 얻는 것으로 보고 있음.

- 구독 비즈니스는 기술, 인재, 조직(업무 방식) 그리고 문화 전환까지의 대장정. 오늘 독자와 시장(데이터)의 목소리를 들으며 체계와 방향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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